요즘 책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다 보니, 나는 어떤 책을 좋아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과거로 올라가 최초로 어떤 책을 사랑하게 되었는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아마 친언니가 북커버 챌린지를 하면서 내가 사랑하는 책들은 뭘까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많이 겹친다. ㅎㅎㅎ 역시 언니와 나는..
10대에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 하면 역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일 것이다.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은 책인데 (요즘 나는 다시 책을 읽는 것을 못한다. 줄거리가 생각나거나, 내가 생각했던 그 좋았던 느낌이 변질될까 두려워 다시 읽지 않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어렸을 때는 읽을 책이 없어서였는지 몰라도 읽은 책을 또 읽고 읽어 몇 구절은 외우고 다녔던 것 같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에 감정 이입을 했다. 시골에서 첫째는 언니, 둘째는 오빠인 곳에서 막내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가난했던 엄마는 나를 지우려고 약까지 먹었으나 생명력 좋은 막내는 굳건히 태어났다고 했다. 아마 엄마 나름대로의 막내는 '강한 아이다'라는 말을 뜻하는 칭찬이었을 것이다. 나도 늘 그 말을 듣고서도 태연했으나,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소심한 게, 엄마의 눈치를 보는 게, 또 세상에 불평불만을 하는 것, 부정적인 성향이 있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인 것은 아닐까 의식하게 되었다. 사실 별거 아니라면 별게 아닐 수 있는 일이다. 그땐, 가난했고 가난의 무게감을 덜거나, 혹은 태어난 아이가 가난 때문에 불행할까 두려웠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뿐만 아니라 홍당무가 기억에 남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일까

그리고 중학생이 되면 나는 데미안이라는 책을 읽게 된다. 데미안은 언니가 사서 아껴둔 책이었을 것이다 (언니가 북커버 챌린지에 뽑은 책도 데미안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데미안에서 나온 이 말을 나는 읊고 또 읊었다. 내가 10대에 가장 좋아한 말이 되었다.
새는 알에서 태어난다.
알은 새의 세계다
깨어나려는 자는 자신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나는 좁은 세계에 살았고, 그 세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세계란 것은 결국 나의 생각이 문제였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보니 여성의 세계와 남성의 세계가 다르게 취급당하고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난 알을 깨지 못한 자가 되겠지
데미안도 좋았지만,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도 좋았다. 지금은 줄거리조차 생각나지 않지만, 다시 읽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그때 좋았던 기분, 그 책을 읽고 변화를 느낀 나만 존재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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