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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들에 대하여/책을 읽고 남기는 글

[책]롤리타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by 글쓰는 홍차 2019. 10. 6.

롤리타는 몇 년 전에 읽었는데, 오늘 이수정, 이다혜 범죄영화 프로파일링 중 “점프번지를 하다”를 듣다 보니, 갑자기 롤리타가 생각이 났다.

롤리타를 한참 전에 읽었고, 그 읽었을 때 불쾌감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데, 친구 중 한 명이 그 책을 읽고 (내가 빌려줬다.) 매우 감동스럽고, 아름답고 슬픈 책이라고 말했을 때, 나는 그 친구에 대해서 매우 의심스러웠다. 그 친구는 소아성애자인 것일까?인데 정작 어떤 점이 슬프고 아름다웠는지를 물어보지 않았네.

 

결국 나는 3/4쯤 읽다가 괴로워 멈췄다.

 

그러다가 어느 독서 모임에 참석했는데, 또 다른 분이 ‘인생 책’이었다고 하길래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다시 이 책이 멋진 책인가?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읽지는 않았다. 이분은 여성, 친구는 남성.

 

나는 여전히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라는 말에 동조할 수 없다.

이 책의 내용은 매우 불쾌하고, 범죄를 소설로 각색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리딩>에서 롤리타에 대한 평과 나보코프 작가에 대한 비평이 나의 의견과 비슷해서 반가웠다. 나보코프의 대부분의 책이 이러한 범죄 같은(롤리타와 같은 소아 성애 혹은 성폭행하는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고, 그렇게 구체적으로 표현을 쓰는 것을 보면 실제적으로 실행한 일이 아니라는 의심스럽다는 의견이었다.

 

어쨌든, 오늘 도서관에서 갑자기 절망이라는 나보코프의 책을 빌려와서 생각이 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갑자기 생각나서 야밤에 쓰는 책에 대한 글. 마들렌 하나 집어 먹은 것 같군..

 

갑자기 생각나는 중학교 때의 일, 지금 생각하니 중학생이 아니라 고등학생 때였나. 그때는 언제였을까? 나는 지방의 소도시 출신이고, 고등학교는 입시를 치르는 곳이었다(나이가 들통 날려나..)

 

아.. 중학교 맞다. 중3, 입시를 치르려고 준비 중이었던 때가 맞다. 담임 선생님은 운동권이었던 다리를 절던, 사회 선생님. 사회 시간에 흥분하며 정치 이야기를 마구 해대던 분. 성적이 떨어지면 매를 들고(지금 생각하면 왜 등수 떨어졌다고 매를 맞아야 했을까? 의문이 든다. 자기 인생이거늘), 성적이 갑자기 올라가면 의심을 사는(중2 때까지는 놀아도 성적을 유지하던 내가 중3 때는 다들 같이 공부하는 분위기라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성적이 떨어졌다. 초반에 내 성적이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왔을 때, 나에게 커닝을 했냐고 물어봤다.) 그런 선생님이었다. 

어렸을 적, 시골에 살던 나는 여러 모로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라난 것 같다. 

 

어쨌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어떤 아이가 있었고, 원래도 통통하던 그 아이가 점점 살이 붙기 시작했었고,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학원 선생님과 그렇고 그런 사이이며, 임신을 하게 되었다는 소문. 그리고 낙태를 했다는 소문. 그 사실은 담임이 어머니 몇 분에게 하소연(?) 혹은 어머니 회의에서 오픈을 해서 일파만파로 퍼졌다는 소문에 대한 소문. 

그녀가 어느 날 연속 이틀 동안 결석을 한 이후였다.

남들보다 조금 어른스럽기도 하지만 모범생이었던 그 친구가 그런 소문에 휩싸이다니. 어쨌든, 우리는 그녀에게 이틀 동안 어딜 다녀왔냐며 의심의 눈길로 물었고, 발톱이 튀어나오는 걸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우리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비웃었다. 소문이 날 데로 난 상태였으니깐. 그녀는 그냥 그렇게 왕따를 받아들였던 것 같다. 우리는 잔인했다 그리고 그녀는 무방비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사건은 전형적인 그루밍 성폭행 범죄가 아니었을까 한다. 나도 어렸을 때는 아무것도 몰라(이것도 죄다)서, 그녀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던 것 같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루밍 성범죄는 피해자가 잘못한 일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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