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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끄적거림/일기

1월의 기록(일기)

by 글쓰는 홍차 2021. 1. 26.

일상에서 글을 쓰고도 발행할 일이 없으니 왜 쓰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일기처럼 쭈욱 일상생활을 적어보기로 한다. 

물론 트위터에서도 시시껄렁한 잡담을 하고 있으나 길게는 쓰지 않지 140자의 압박이란.. Thread로 연결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1일 기록을 엮어서 월별 기록으로 남겨볼까? 

 

~1월 24일. 새해 결심 

플러스 마이너스라는 앱을 깔았다. 하루에 루틴으로 정한 일들을 넣고, 얼마나 하고 있는지 기록하는 것이다. 이런 앱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미 있으니. 활용해보기로 한다. (그래서 나의 코딩은 어딘가로 넘어갔구나. 웹보다는 차라리 아이폰 앱을 하나 만들어보는 것을 목표로 해볼까? 코딩 분석을 할 수 있는데, 막상 코딩하라고 하면 잘 못 짜는 게 나의 단점이다) 

 

어쨌든 그래서 루틴으로 요가(15분), 프렌즈나 기타 영어 듣기를 하루에 한 번씩 하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넣었는데 이 두 가지는 꽤나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일주일이라는 단점. 자꾸 리마인드 해서 1년 정도를 꾸준하게 해보고 싶다. 영어와 운동. 나를 가꾸는 일. 나는 늘 꾸준하게 못하는 게 단점이다. 꾸준하게만 하면 나도 원하는 나를 만들어갈 수 있을 듯한데. 절실함이 부족하다 

 

처음엔 태국 그 드라마에 나온 핫스타를 좋아하다가 bts를 좋아하고 있다. 왜 그런지 요즘 잘 나가는 젊은이들을 마냥 좋아하고 있다.

그들의 성실함,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갈고닦아서 젊은이들에게 보이는 그 밝은 빛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쪼그라든 나의 삶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을 그들의 삶을 보면서 대리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팀이 하나처럼 되면서 챙겨주고, 서로가 서로의 성장을 돕는 그런 서사를 좋아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무튼 개개인의 성장이 보이는 것, 그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주는 것을 보고, 주변에 자극을 주는 좋은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는 것, 나는 지인에게 그런 영향을 주고 있는가?라고 자문하며 나부터 스스로 성장하고 노력하자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그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팀이라고 느낀다.

나도 꾸준하게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것. 일상의 소소한 것을 즐기며 꾸준하게 나를 성장시켜가는 그런 일. 꼰대가 되지 말아야지. 항상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야지. 그러면서 운동도 열심히 해서 여유를 품을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지

 

뭐 나만 이런 생각하겠냐? 다들 그런 생각하면서 좋아하는 거지.

 

그런데 말이지 제발 스캔들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약, 성스캔들, 연예인과 비연예인에 대한 계급차라고 생각하는 자세(이런 어투를 보면 바로 마음이 식는다) 이런 류만 아니면 다 좋아. 연애 스캔들(너네 연애 좀 해야 해) 이런 다 좋아. 

 

1월 25일. 월급날 

어제(오늘 1월 26일이다)는 월급날이었다. 건조기를 사서 그런지, 월급은 그야말로 스쳐 지나갔다. 건조기는 2월 초에 온다고 한다. 

집이 10년 넘다 보니 벽지가 누렇게 뜨고, 얼룩이 많이 묻었다. 집을 갤러리처럼 꾸미는 게 약간의 소원인데, 돈이 없으니 벽지를 사서 붙여보기로 했다 싱크대도 갈색인데 아이보리색으로 깔끔하게 해 보기로 한다 그런데 또 겁도 없이 재료부터 사서 기다리고 있다. 

후기를 보면 벽지 같은 건 그냥 업체에 맡겨라 너무 힘들다고 하는데 작은 방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이미 합지벽지로 발라져 있고 물건도 별로 없으니까 우선, 그 작은 방을 해보고 다른 곳도 벽지를 좀 발라봐야겠다. 아마 부분 벽지를 바른 것이라(물건을 치우지 않고 보이는 부분만 바를 예정). 

괜찮겠지. 

설날을 기점으로 집을 환하게 하고, 나도 환해지고 싶어 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드는 생각은, 돈 많이 벌고 싶다(회사에 다니고 싶지 않다). 그러면서도 능력자가 되고 싶다는 기분. 일을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인데, 막상 일을 하다 보면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중심이 잡히지가 않는다. 나는 나만 관리하는 것도 힘든데, 남을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고, (기억력도 떨어지는 마당에)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하는 빅 PM이 부담스럽다. 

어떻게 그 많은 걸 알아야 하나요? 8시간 이후의 일을 강요하는 사람이 싫다. 

 

1월 26일. 자기 효능감과 리폼 

이걸 한 페이지에 쓰는 게 맞을까? 

너무 길어지지 않을까? 하지만 페이지만 많아져서 좋을 건 없으니깐. 이런 별거 아닌 일들에 대한 결정도 잘 못하는데 무슨 PM이냐라고 생각하면서도 곧 출근 시간이 두려워진다. 요즘은 재택근무라서 집 밖에 잘 나가지 않고, 산책은 날 좋으면 꼭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밤에 보는 한강이 정말 멋있다. 오늘 저녁에도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 동네에 처음 왔을 때는 아무것도 없고, 휑하게 허름한 동네였는데 10년 있다 보니 꽤나 멋지게 변하고 있다. (물론 사람들이 많아져서 싫은 점도 있긴 하지만)

 

요즘 나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일까? 에 대한 자기 효능감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50대가 넘어가면 나는 책에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렸을 적 시골 2층 집에 살았는데, 2층 집으로 매일 놀러 갔던 기억이 난다. 왜냐고? 거기엔 동화책이 그득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난 어렸을 적부터 책을 참 좋아했던 것 같다. 물론 그 영향은 아마도 언니에게 받은 거겠지만.. 

 

그리고선 고등학교 때엔 입시 준비 때문에 책을 한동안 읽지 않다가, 대학 때부터 다시 소설책에 맛 들이고, 직장인이 되면서 소설광이 되었다. 지금은 그저 책에 집착하는 상태 - 책 지름에 집착하는 상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어쨌든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 무능감이 효능감으로 변할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돈을 조금만 벌더라도 재미있을까? 아니면 돈을 많이 벌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 

한 2년쯤 책만 읽고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대부분 침대에 누워서 지내겠지만. 내가 사놓은 책들, 이 책들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그렇다고 궁금한데 책을 안 살 수는 없지 않은가? ㅍㅎㅎㅎㅎㅎ

 

대학 때 만난 친구 중 한 명이 대박이 나서 1조 원대 부자가 된 걸 보고 - 부자가 된 그때에는 못 느꼈지만, 언론에 오픈되는 것을 보니 약간 부럽기도 하고 치열하게 살았던 그 친구처럼 나는 그렇게 치열하게는 못살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재능이다. 재능이 많은 그 친구가 약간 부럽기도 하지만 나는 그냥 꾸준하고 잔잔하게 잘 살아가 봐야지. 부자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너무 굶거나 아끼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지금은, 집을 바꿀 재료가 빨리 도착해서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 변신을 쫘악~ 하거나, 저녁마다 뚝딱뚝딱해서 뭔가를 좀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변화시키고 싶은 것은 무기력한 나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충동적으로 오후 반차를 쓰고 며칠 전부터 벼르던, 싱크대 시트지 셀프 작업을 시작한다. 며칠 전부터 재택근무를 하고부터 벽지의 얼룩이 거슬리기 시작하더니, 10년 전부터 살고 있었지만 잠이나 잘까 머무르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몰랐던 것들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얼룩진 것들을 지우면서, 나도 이렇겠지 내 마음에도 이렇게 10년 이상 묵혀서 얼룩진 것들이 가득하겠지. 내 마음도 어떻게 리폼해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이 얼룩덜룩한 싱크대를 뒤집고 나면 내 정신도 맑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8시간 후, 육체노동의 고단함을 알게 되고 내일부터는 열심히 일하기로 한다. 내가 잘못했다.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야겠다

 

1월 27일 

스크럼 진행을 엉망으로 하는데, 다음엔 어쨌든 더 잘할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 든다. 어쨌든, 다음에(기회가 온다면) 조금 더 뻔뻔하고, 산출물을 잘 챙겨볼 수 있겠지. 또, 말도 번드르르르르하게 잘할 수 있겠지. 오늘은 횡설수설하고 말았다. 다음엔 조금 더 정리해보자! 할 수 있다! 는 생각이 든다. 뭐든 나는 지금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든다. 

 

1월 30일

팟캐스트 영 노자를 들었고, 거기에서 얻은 동해 생활이라는 전자책으로 구매해서 바로 완독 했다. 따뜻하고 기분 좋은 유머러스함. 재미있다. 우울할 때 읽어보시길, 팟캐스트도 진짜 재미난데, 잠자기 전에 듣다가 귀가 터지는 줄, 박상영 작가의 애정이 묻어나는 송지현 작가 책 팔아주기 (그리고 송지현 작가는 마지막이 되어서야 프로모션 욕구가 생기는데, 둘(셀럽맷님과 박상영 작가)은 이제 할 만큼 했다. 지쳤다. 그런데 진짜 너무 재미있었다. 올해 들은(1월밖에 안됐지만) 최고 팟캐스트 중 하나랄까. 이런 거 만날 때마다 기쁨. 

 

 

1월은 이렇게 끝났다. 그리고 나의 루틴에서 7일간은 지키지 않았는데 다시 지키도록 노력해봐야지.

1개월 또 무사히 잘 살아냈다. 

 

 

1월의 읽기 

곧, 출근을 하러 가야 하지만, 이렇게 구성해봐야겠다. 월별 일기와 읽기에 대해서 짧게 남겨보기 

(***는 호감도: 많을수록 강추하는 책이다. 

 

  • 내일을 위한 내 일: 이다혜 - 이다혜 작가가 현재 유능하게 일하고 있는 여성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쓴 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보기를... 
  • ***도시를 걷는 여자들 - 이 책 정말 1월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냥, 사람 - 비장애인으로 장애인 야간 학교 선생을 하다가 그만둔 시점으로부터 써 내려간 책이라고 약자를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그들의 저항에 대한 책이다. 세월호 이야기, 탈시설화 등 여러 이야기를 묶어내려 간 책이다. 
  • 시작의 기술 -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 계발서다. 역시 자기 계발서답게 뭔가를 시작하게 해 준다. 루틴 앱을 깔고 시작하게 된 것도 시작의 기술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짧은 시간 내에 후루룩 읽을 수 있다. 
  • 부지런한 사랑 - 사실 아직 덜 읽었지만, 이런 책을 후루룩 읽어내기보다는 가끔 한 페이지씩 보면서 읽어보는 것도 좋다. 내가 애정 하는 이슬아 작가가 글쓰기 선생으로 지내면서 느끼고, 또 그들(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에게 쓴 편지, 그들이 쓴 글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 동해 생활 - 작가가 우울에 몸부림칠 때 문득 팔지 못해 가지고 있던 동해 아파트 (무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영애가 라면 먹고 갈래요? 그 아파트라고 - 아파트 모습이 생각나지도 않은데 1.5룸?이라고 하네)에 가서 2년 동안 살게 된다. 6층(엘리베이터 없는)에 이삿짐을 옮기고 이성 친구 P의 희생으로 작가는 회복되는 게 아닌가 한다. 동해에 갔지만 바다는 근처에도 안 가는 나날들, 동해 생활의 일상들에 대해 썼는데 모든 에피소드마다 재미있고 따뜻하고 웃기다. 
  • 아미 컬처 - 이것도 팟캐스트 혼밥 생활자의 책장에서 BTS 이야기를 하면서 몇 번 들은 후에 어느 날 문득 밤에 전자책으로 구매해서 읽었다. BTS가 갖는 문화적 의미를 속속들이 써놨다. 나는 이제야 아미가 되어서 친구랑 맨날 방탄 이야기만 하는데 (요즘 활력소) 매우 흥미롭다. 알지 못했던, 혹은 내가 검색해봐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쓰여있다. 지민이의 티셔츠로 일본 방송 거부당한 이야기로 전 세계 아미들을 위한 한/일 역사 기록서도 되어있고, 페미니스트의 항의에 대처하는 방법(시간이 길었지만 배워간다는 자세로 사과하고, 다음 가사부터는 배려하는 부분이 보였다고 - 아마 가사에 그런 가부장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이렇게 좋아지지 않았을 것 같긴 하다), 또 아미들이 자처해서 홍보하고 방송국을 뚫는 그런 이야기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에 대해 계속 의문을 갖는다. 나는 요즘도 내가 왜 이아이들을 좋아하는 거지?라는 의문을 갖지만 어쨌든 좋아하고, 지지하고 같이 성장하면서 늙어가고 싶고 제발 원하는 모습으로(이상한 스캔들이 없는 상태로 비범한 인생) 나이 들기를 희망해본다. 같이 잘 늙어가 보자 주의 :). 융 심리학에 기반한 앨범 제작이나, 소설(어슐러 르귄 - 하악 좋아하는 작가임 - 바람의 열두 가지 방향) 같은 것에 기반한 앨범 제작 너무 좋다. 책 읽는 남준과 슈가, 흥나는 호비, 잘생긴 지니, 베이비 모찌 지민, 황금 막내 정국, 4차원 V라인 매력 터지는 뷔 모두 좋다. (그중에도 더 좋아하는 호비와 슈가가 있지만, 7명이 모여야 진정한 방탄이라는 걸, 함께 잘 살아가 보자 으하하하 이모 마음) 

'20/12월의 책이긴 한데 기억에 남기기 위해서 쓴 목록이다. (이 책 모두 좋았다는.. ) 

  • 조지 오웰의 3권의 책을 읽었다 - 동물 농장, 1984, 카탈로니아 찬가
  • 황정은 작가의 3권의 책을 읽었다 - 디디의 우산, 아무도 아닌, 연년세세
  • 황정은 작가가 추천한 책 - 달팽이 안단테 : 병에 걸려 요양원에 들렀던 친구가 어느 날 달팽이를 줘서 키우게 되면서 관찰하는 이야기인데 그로 인해 달팽이에 대한 생물학적인 호기심에 의해 쓴 지식도 꽤 있다는 것. 하나를 좋아하게 되면 그렇게 깊게 빠지는 사람들 신기하다 - (나는 그러하지 못한 관계로..) 
  •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나와서 단숨에 읽었다 - 일인칭 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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