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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들에 대하여/책을 읽고 남기는 글

[책][영화]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by 글쓰는 홍차 2020. 5. 16.


이 책을 쓴 패니 플래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연극의 극본을 써서 직접 출연하고 연출을 했고 19살에는 텔레비전 특별쇼를 연출했다고 한다. 

영화도 이 분이 연출 감독했는데 영화가 오래되었지만 너무 감동적이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는게 어려워, 무슨 내용인가를 조금 읽다가 흥미가 떨어졌는데 마침 왓챠에서 하는 영화를 먼저 보고 나자 인물 및 시대가 이해가 되어 책도 술술 읽히게 되는 것이다. 

요즘 관심있는 소재는 여성들이 연대해서 세상에 힘든 일들을 극복해나가고 살아가는 것인데 

이 책에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충족시켜준다. 또, 현재를 살아가면서 과거를 들여다보는 방식을 좋아하는데 이 책도 1986년대에 80세가 넘은 이지가 요양 병원에서 만난 에벌린(폐경기가 다가온 여성으로 남편과도 시들하고 삶에 대해 우울감을 느끼고 있음 - 늘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하고 있다.)에게 1920년대 이지와 루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풀어간다.

에벌린은 이지(노인)가 한없이 길게 이야기하는데 지루해하지만 어느새 삶에 기운을 주고 있는 것을 느끼고, 실제적으로 에벌린은 점점 나아지게 되도록 이끌어내는 것 

1930년대의 이지와 루스는 레즈비언의 방식뿐만 아니라 흑인의 차별에 대해서도 쓰는데 여러 방면으로 트인 사람인 건가 싶다. 

영화에서는 이지와 루스가 사랑이라는 감정이기보다는 그냥 진한 우정인가 보다, 여자들끼리의 연대다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보면 사랑인 것을 보여준다. 

1924년 8월 29일 
늘 가까이 있던 사람에게 점차 사랑을 느끼게 될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러나 루스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이지가 환하게 웃으며 벌꿀이 든 병을 건네주려 했을 때, 그토록 억제하려 했던 감정들이 홍수처럼 밀려들었다.이지를 마음속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안 것도 바로 그때였다. 그날 울음을 터뜨렸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이전에는 한 번도 그런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었으며 앞으로도 다시는 느낄 수 없을 터였다(p.121) 

영화와 책에서 모두 나왔지만, 이지가 스모키에게 호수가 사라져 버린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이 재미있다.이지는 이렇게 놀리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친밀감을 가지게 하고, 결국 따뜻하게 품어주어 반하게 하는 것이다. 

스모키가 신경을 안정시키는 동안 이지가 말을 걸었다. 
"저기 저쪽에 넓은 공터가 보이죠?" 
스모키가 둘러보며 대답했다. 
"보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저곳은 휘슬스톱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그만 호수였어요. 여름이면 우리는 거기서 수영도 하고 고기도 잡았죠. 하려고만 하면 뱃놀이도 할 수 있었고요" 
이지는 쓸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때가 그리워요. 정말 그리워요." 
스모키는 아무것도 없는 빈 땅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됐기에......, 호수가 다 말라버렸나요?" 
이지가 스모키의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다. 
"그게 아니에요. 더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11월 어느 날 커다란 오리 떼가 날아왔는데 아마 40마리도 넘었을 거예요. 호수 한가운데에 내려앉았죠. 그날 오후, 오리들이 앉아 있는 동안 희한한 일이 일어났어요.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면서 호수가 바위처럼 꽁꽁 얼어 버린 거예요. 3초나 걸렸을까. 1초, 2초, 3초, 딱 그렇게요" 
스모키가 놀라며 말했다. 
"설마! 그럴 리가요." 
"그랬어요." 
"그래서 오리들이 얼어 죽은 거로군요." 
"오, 절대 아니에요. 오리들이 얼음을 매단 채 날아가 버렸죠. 그 호수는 지금도 조지아 주 어딘가에 있어요." 
고개를 돌려 이지를 쳐다보고서야 스모키는 그녀가 자시을 놀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심하게 웃느라 기침까지 터져서 그녀가 등을 두드려 주어야 했다. 
카페로 돌아온 후에도 스모키는 눈가를 훔쳤다. 카페에는 저녁 식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따뜻했다. 누군가 그를 위해 음식을 오븐에 넣어 두었던 것이다. (p.35) 

그 외에도 인상적인 부분은 

에벌린이 다이어트에 집착하면서 요양 병원에서 볼 때마다 음식을 먹고 있는데 결국, 이지와 연대감(?) 혹은 애정이 생기자 이지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준비해와서 같이 먹는 장면들에선 감동적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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