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 작가는 요즘에 내가 열광하는 작가다.
며칠 전에 있었던 언리미티드 에디트 서울 북 아트 페어 2019에서 이슬아 작가가 설립한 헤엄 출판사에서만 2권을 받고, 나를 위한 사인 한 권 언니를 위한 사인 한본을 받았다. 언니와 잘 어울린다는 책은 깨끗한 존경이었다. 언니도 그 책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이 책은 이슬아 작가가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후 인터뷰를 한 글 중, 4명분을 선별한 책이다. 작가 한 분 한분이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드는, 둘의 호흡이 너무 좋은 인터뷰 글이라고 생각 드는 글이다.
이 책은 지나가는 사람 아무에게라도 한 번쯤 읽어보라고 건네주고픈 책이다.
호시노 미치오라고 알래스카의 자연을 촬영한 사진작가가 있었어요. 그 사람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야영을 많이 해요 추우니까 습관적으로 모닥불을 피워요. 무심코 야영지에서 불을 피우는데 어떤 할머니가 와서 호시노 미치오에게 물어봐요. 지금 뭐 하고 있냐고. 호시노 미치오는 불을 피우고 있다고 대답하지요. 그러니까 할머니가 한마디 해요.
“미치오, 그렇게 추워?”
저는 그 말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그 지방에선 나무가 귀하거든요 더 추워지면, 사람들에게 그 나무가 더 절실하게 필요하겠죠. “ 그렇게 추워?”라고 물으면 순식간에 쪼그라들지요. 저도 가끔 저에게 물어요. “그렇게 힘들어?” 그럼 저절로 이 대답이 나와요 " 그렇게는 아니고.. " 그러니깐 "그렇게 추워?"도 저를 형성한 말 중에 하나예요
이: 그래서 힘들다는 말을 안 하시는 거군요
정: 네, 안 하려고 해요. 이건 저하고 한 약속이에요.
이: 누가 "그렇게 힘들어?"라고 물어 보면 갑자기 염치라는 게 생길 것 같아요. 내가 필요 이상으로 징징댔구나, 이럴 때가 아니구나 하고요.
(p.41-42 )
정: 깨끗이 존경하는 거예요. 저는 연민으로 잘 못 움직여요. 저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존경심이고 감탄이에요. 그들은 슬프기는 하지만 불쌍한 사람들은 아니에요. 저보다 훨씬 괜찮고 위대한 사람들이에요. 우리는 유족들을 불쌍하다고, 안 됐다고 착각해요. 절대 아니에요. 너무 슬프지만, 사람이 저렇게 용감할 수 있구나, 저렇게까지 깊을 수 있구나, 하는 존경과 감탄이 저를 움직이는 거예요. 사실 저 이타심이 별로 없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게 저한테 역시 좋은 일임을 아는 거죠. 어디에 샘이 있는지 아는 동물처럼.
이: 저는 지금까지 이타심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드린 질문이 부끄러워요. 존경에 대한 경험치가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돼서요 (p.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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